노벨상 석학들 "기초과학 투자하라, 100배 이익 본다"

입력 2023-09-24 18:18   수정 2023-09-25 09:40


“양자컴퓨터같이 새롭게 등장하는 최첨단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기초과학 역량이 있어야 한다. 오늘날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의 발전은 기초과학에 대한 정부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조지 스무트 홍콩과학기술대 교수·200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24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과 스웨덴 노벨재단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연 ‘노벨상 수상자와의 대화(NPD) 2023’에서 노벨물리·화학상 수상자 5명과 국내외 석학은 기초과학 투자와 젊은 세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학 투자 없이는 산업 혁신도 일어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었다.
“세계 10위 韓경제 근간은 기초과학”
조지 스무트 교수는 “천연자원이 없는 한국이 전쟁 직후 빈곤한 국가에서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갖춘 국가가 된 배경에는 기초과학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00여 년 전 전자를 처음 발견했을 때는 오늘날 스마트폰과 같은 혁신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며 “과학 투자는 최소 100배 이상의 경제적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2013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마이클 레빗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실패한 연구에 대한 보상 체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레빗 교수는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 건수로 평가하거나 동료가 평가하는 방식 등은 인간적인 감정이 개입할 수 있어 공정하지 못하다”며 “편견 없이 무작위성에 기반해 상을 심사하는 노벨상위원회의 사례를 한국 과학계도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AI)을 더 많이 이용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레빗 교수는 “작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지금까지 3000개 이상 질문을 던져 2000쪽이 넘는 답을 받았다”며 “인류가 하루 한 번 AI와 소통한다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초전도체 논란, 과학 발전의 과정”
201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최근 ‘LK-99 상온·상압 초전도체’ 논란에 대해 “과학적 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학은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지식을 발견하는 것”이라며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확인되지 않아 안타깝긴 하지만 연구 결과의 과학계 교차 검증은 항상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한국 과학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과학적 발견과 정치적 선거의 주기가 다르다는 것이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7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요아힘 프랑크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한국 이공계 학생의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 “기초과학과 의학의 협력 연구를 늘리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다르 헬게센 노벨재단 사무총장은 국제 교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는 국제 과학자 네트워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과학적 발견은 자유로운 교류를 통해 이뤄진다”고 했다. 미국으로 박사급 인력이 유출되는 것에 대한 우려에는 “해외 인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배움 멈추지 않았다”
한국공학한림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남 SAIT(옛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인재’를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섰다. 그는 분석·창의적 사고와 끈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40년 넘게 반도체산업에 종사한 경험을 생각하면 모든 순간이 위기였다”며 “위기마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1MB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한 순간을 예로 들며 “삼성전자는 배움을 멈추지 않으면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NPD는 노벨상 수상자가 다양한 주제로 청중과 토론하는 국제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국제과학 올림피아드 수상자 등 1150여 명이 참석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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